木
30
6月
2011
김정은
나는 수원에서 태어나서 줄곧 수원에서 자라왔다. 게다가 할아버지댁도 서울 쪽이라서 시골이나 논밭이 있는 곳은 거의 가본적이 없다. 그러니 모내기를 해본다는 것은 상상도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야마가타에서 모내기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이번이 아니면 언제 모내기 체험을 해볼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어 도전해 보았다.
나는 모내기를 할 수 있는 논이라면 분명 멀리 있을거라고 멋대로 생각했지만 의외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자동차로 약 20분정도 달리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이날은 이슬비가 내려서 걱정했는데 관계자 말로는 모내기를 하는 날에 비가 내리는 것은 좋은 징조라고 한다.
맨발로 논에 들어가서 손으로 하나하나 모를 심어야하기에 나는 진흙이 튀어도 괜찮을 편한 복장을 하고 바지는 무릎까지 끌어올려 만반의 준비를 했다. 논에 들어가기 위해 논둑에 서서 한쪽 다리를 뻗었다. 쑤욱 들어가는 감각이 처음 경험하는 미묘한 감각이라서 저절로 비명이 나왔다. 하지만 여기서 중심을 잃어 쓰러지면 큰일이다. 온 신경을 다리에 집중하고 한발한발 뻗어 나갔다. 논 여기저기에 모가 놓여있어서 그것을 가지고 모를 심어나갔다.
어느새 모내기를 하는데 집중하게되어 비를 맞는 것은 신경 쓰이지 않았다. 30명 정도의 인원이 함께 모내기를 해서 그런지 금세 모내기를 완료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다리의 느낌이 익숙하지 않아서 빨리 논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모내기를 완료하고 나니 ‘벌써 끝난거야?’라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오늘 심은 모는 9월쯤에 수확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수확한 쌀과 이 지역의 물로 「가시와구라몬덴(柏倉門傳)」이라는 일본술을 만든다고 한다. 오늘 모내기 체험을 주최한 것도 「西야마가타의 술을 만드는 모임」이었다.
모내기를 마치고 마을회관에서 오늘의 멤버들과 다함께 하는 교류회를 했다. 교류회에서는 「가시와구라몬덴」과 함께 간단한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내기를 하고나서인지 배가 많이 고팠었던지라 덕분에 맛있게 식사를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의 난관이 있었다. 교류회에 참가하신 분들은 주로 지역 어르신들이라 야마가타 사투리가 심했다. 사투리 앞에서 바짝 긴장했지만 모두들 상냥하신 분들이었고 얼굴에는 다들 미소가 가득했다.
나는 일본술은 잘 못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여서 였는지 「가시와구라몬덴」은 확실히 맛있게 느껴졌다. 이 사람들이 직접 기르고 만든 귀중한 술을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실 수 있다는 것은 모내기 체험만큼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번 모내기 체험으로 단지 ‘모내기를 해본다’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정, 특히 야마가타의 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가을에는 추수 체험도 할 수 있다고 한다는데 벌써 가을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