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
14
6月
2011
김정은
오늘은 조금 멀리 여행을 다녀왔다. 야마가타시에서 차를 타고 약 한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곳은 사카타(酒田)다. 매년 5월19일부터21일까지 열리는 사카타 축제를 보기 위해서다. 19일은 전야제이었고 20일인 오늘은 본축제일이다.
축제를 즐기기에 앞서서 오늘 하루 사카타를 안내해 줄 혼마씨로부터 대략의 사카타 축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사카타 축제는 약 400년 전부터 한 번도 중단된적 없이 계속 이어져 내려오는 축제로 사카타를 대표하는 축제이다. 예전에는 산노 축제(山王まつり)라고 불리웠지만 1976년에 있었던 사카타의 큰 화재의 부흥기념식을 1979년 산노축제와 함께 행하였는데 그때부터 사카타 전 시민의 축제로 즐기기 위해 사카타 축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신나게 설명하는 혼마씨를 보고 있으니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가득해 보였다. 혼마씨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깊어서 그 지역의 문화를 지키려고 하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 그래서 이러한 축제도 몇 백년씩이나 이어져 내려오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설명을 듣고나서 볼거리가 가득한 다시(山車;축제 때 끌고 다니는 장식한 수레) 행렬을 보기위해 시청으로 향했다. 시청 앞 광장에 도착하니 각양각색의 다시들이 행렬을 대기하고 있었다. 그 화려함에 감탄하고 있는데 갑자기 굉음이 들렸다.
일종의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로 축포를 쏘기 시작한 것이다. 엄청난 소리에 어깨까지 들썩거리며 놀랐지만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북돋우는 의식이었다.
광장에는 높이 약20미터 정도의 타테야마보코(立て山鉾;산 모양의 장식이 되어있는 다시)도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에 뉴스에서 본 적이 있는 타테야마보코였지만 실제로 보니 자태가 아름답고 박력이 넘쳤다. 밤이 되면 조명이 들어와서 더욱 아름답지만 일정 상 낮에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아쉬웠다.
우리는 그냥 서서 행렬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구경객들에게 니혼슈(日本酒)를 나눠주기 위해 혼마씨로부터 핫피(일본 전통의상으로 축제 등을 할때에 착용)를 나눠받아 입었다. 핫피 하나 입었을 뿐인데 축제의 일원이 된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축제를 즐길 의욕이 마구 솟아났다. 쇼나이(야마가타 지역의 하나로 사카타가 이에 속한다)사투리로 엣베노메~(많이 마시세요)라고 외치며 나눠주니 반응이 좋았다.
행렬에 나온 다시들은 각양각색의 장식으로 한껏 꾸며서 그 모습들이 다들 굉장했다. 유치원생들이 이끄는 귀여운 코끼리 모양의 다시부터 다시 위에서 북을 치는 사람들,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등 각자 자신들만의 스타일의 다시를 과시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북청사자와 닮은 시시(獅子;사자)가 눈에 띄었다. 일본에서는 어린이가 시시의 입에 물리면 탈없이 건강하게 자란다고 하는 미신이 있다. 그래서 어린이와 함께 나온 부모들에게 인기였다.
사카타 축제에도 노점상들이 많이 나와 있었지만 올해는 동북지방의 대지진으로 조금 특별한 노점상들도 나왔있었다. 사카타와 후쿠시마의 특산품을 맛보고 즐기며 동북지방에 활기를 북돋우고자 하는 목적으로 나와있는 노점이었다.
저녁의 점등식과 이벤트를 더 즐기고 싶었지만 다음 일정으로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다시 행렬까지만 보고 다음 여행지로 향했다.